[은검의 스텔라나이츠] 채휘홍현의 안톨로기아
2023. 6. 15. 16:48
2020/11/08 01:58
[은검의 스텔라나이츠] 채휘홍현의 안톨로기아 티알피지

은검의 스텔라나이츠 팬 시나리오 <채휘홍현의 안톨로기아> w.기린
룰 : 은검의 스텔라나이츠 / 장소 : 사당 셀스 / 플레이 타임 : 2020.11.7 13:00-22:00
감독 기린님 / 배우 네차흐님 니레 큣님
한줄요약 : 생각보다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타입이었구나 싶었고 하여간 예의는 지키되 낯을 가리지 않을수록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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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있었던 무진연화의 판타즈마고리아로부터 4개월... 후속작을 먼저 해보고 그 전작을 해본다는 건 실험적인, 개인적으로는 과감한 도전이라고도 생각해 걱정도 들었는데 그런 걱정이 정말 하나도 쓸데없었을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게 좋은 충격이었고 하여간 재밌었다... 재밌었어...(앵무새됨)
~이하 채휘홍현의 안톨로기아 스포일러~ 무진연화 스포는 음슴
1. 지난번 했던 무진연화가 재밌기도 재밌었지만 내 지병인 세계관의 의미를 잘 모르면 이야기를 만들 줄을 모르는 병 때문에 - 어쩔줄 몰라서 버벅였던 아쉬움과, 이랬다면 어땠을까의 if도 크게 남은 나 자신이 배우로서 모자랐던 플레이였다면, 이번 채휘홍현은 후회하는 거 하나 없이 모든 걸 다 쏟아내고(잘했다는 건 아닌데, 그냥 내가 아쉽지 않았음) 개운하고 재미있었던 세션이었다.
2. 이제 오알포함 티알을 한지도 100회가 되었고... 시나리오가 있는 레일로드 룰을 가면 내 예상이 맞을까 틀릴까 점쳐보는게 어느새 취미가 되었는데... 오히려 무진연화를 먼저 해봤기 때문에 진상에 대해 완전히 틀린 추측을 했고, 추측의 정반대가 튀어나와서 허를 찔린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음. 많은 작품을 봤기 때문에 왕도와 공식이 있다는 걸 알고, 그 왕도와 공식에 충실하다면 잘 쓴 시나리오지만 예상을 완전히 빗겨나간다면(그래서 기분이 좋아진다면) 잘 쓴 것을 넘어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함. *사실 갠적으로 시스3이 내 여동생이란 설정인데 내 동생이 정말 맞는건가 의문을 표했던건... 근친을 맛있다고 퍼먹는 타입이 아니어서 현실부정을 하고싶었던 메타추리였던 점이 강하긴 했지만...(심지어 중학생이라 성애로 퍼먹을수 없엇다 제길! 내가 여동생에게 손대는 짐승은 아니라고!(그게 문제였다
3. 스스로가 창작자이기도 하지만(알피지 시나리오를 안쓰는 이유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걍 내 작품으로 하자는 주의라서/그리고 동시에 세션에 가면 내 캐라 해도 나의 것이 아니라 그 탁 모두가 대주주인 공동창작이라 여김) 모기국 룰들에 길들여져있기도 해서 3장으로 구성된 이야기 구조와 흐름 자체는 익숙해져있다고 생각했는데, 은스나랑 사이코로픽션은 그냥 근본부터가 달랐어서 이 부분을 더듬더듬 짚어나가는게 처음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한번 세션을 해보고 공식리플레이도 보고 나니까 전투 외에는 판정이 없을뿐 기본적인 틀 자체는 룰이 제공해주고 캐릭터끼리 대사를 많이 주고받는 용도의 룰이라는걸 깨달음. 그런 핑퐁룰..꺄삐룰(??)이란 걸 깨닫게 되니+그리고 이미 같탁을 해본 분들과 세션을 해서 낯가림이 줄어드니 그냥 아무렇게나 막 던져도 멋지거나 귀여운 대사가 돌아와서 너무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내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있는지도 뚜렷하게 알게된 기분이고, 그 지향점만 가지고 플레이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워서 환기를 위해서라도 이런 게임은 자주 해줘야 한다고 느끼게 됨.
4. 나는 줬다 뺏는 건 괜찮지만 뺏었다 줄거면 망가트린 채로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분명 최종결전을 치르고 잃은 것도 많았는데 왜이렇게 너무 메데타시 메데타시인 느낌일까 한참을 걸으면서 생각해보길... 아. 이 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파트너고... 파트너만 곁에 있다면 사실 다른 건 딱히 중요하지 않아서... 그래서 스스로 이별을 선택한 페어1 두분이 역시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감탄했고 나는 그냥 사랑하는 남자와 사랑하는 여동생을 곁에 두고 안주하기로 했다. 이야 신난다. 근데 진짜 시나리오에서 강제하는 망가진 해피엔딩이 있어도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진짜 당하면 욕하겠지만(감독 : 유열)
4-2. 감독님은 '추억룰을 통해 플레이어들은 승리하는 것, 소원을 이루는 것, 기억을 지키는 것 중에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하셨지만 나는 좀 생각이 달라진 게 뭐냐면... 사실상 "플레이어에게 캐릭터가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것을 선택할 자유는 딱히 없다"라는 것임.
캐릭터들이 소원을 매개로 파트너가 되는 것이 전제기도 하고 소원을 이루지 않는다는 선택을 거의 할 수 없는 것은 캐릭터들이 바라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장치가 거의 없고 이는 그런 반대항 역할을 하는 플롯디바이스가 없어서인데 은스나가 원래 플롯보다는 캐릭터들이 캐릭성&관계성으로 캐리하는 룰이고 그러다보니 캐릭터가 바라는 것을 플레이어가 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해지는... 그러니까 분명 다른 룰이라면 플레이어는 캐릭터가 원하는 걸 선택할 수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캐릭터가 원하는 걸 선택하지 않으면 이상하다는 건 이야기가 오로지 등장인물 중심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거고 세계 전체가 캐릭터가 원하는걸 선택하게 종용하며 플롯장치가 없어 반대되는 이야기가 펼쳐지기 어렵기 때문에 똑같이 도입메인클맥의 3막구조로 되어있지만 탄탄하고 정교한 텔링은 거의 불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것이다. 그래서 세션이 재밌었던 건 기린스나에 애정을 들인 오랜 개선이 있어서지 은스나라는 룰 자체는 사실 또 어떤가 싶어지는 것이다... 세션하고나선 세션하이로 세계최고의 알피지 은스나!! 라고 외쳤지만 침착해지고 나니 '기린스나가 좋은거지 은스나가 좋은건가?' 싶게 아직 감이 안 오는... 역시 순정도 몇번 해봐야 할거같음... 약간 개인작품 만들땐 플롯위주로 텔링하다 자 이제 왜그런지 알았지? 하고 클맥에서 쇼잉하는 스타일이라서 게임할땐 내가 룰의 이런 점에 맞춰나가야 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5. 내가(시나리오 라이터가 아닌 사람이) 감독을 할 때 시날의 분위기가 얼마나 잘 전달될수 있을까, 전달이 되기나 할까 궁금해지기도 함... 무진연화때는 내가 이걸 오알로 돌린다면 어떻게될까? 했었고 마기로기로 흑묘전기를 돌릴때까진 역시 개쩌는 플레이어들+오프보다 한차례 정제 가능한 텍스트세션+플탐제한없음으로 개쩌는 시날을 감독한다면 어떻게될까!!!하고 자신감에 차있었던 것 같은데 채휘홍현을 하면서 감독을 해보고싶단 자신감이 사라짐... 역시 본인 시날의 의도를 가장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건 시나리오라이터뿐... 내가 라이터=gm인 세션을 안해봤으면 아예 모르는 영역일 것 같은데 라이터=gm인 세션을 해보니까 달라...!ㅠㅠㅠㅠㅠㅠㅠ라이터=gm인 세션이 정말 훨씬 더 재미있다!
6. 무진연화할때는 내 브링거가 너무 아쉬웠는데 채휘홍현에서 한 브링거는 진짜 너무 만족스러웠다... 친동생에게 손을 못대서 발동동 했었지만 오히려 친동생이라서 담백하게 할거 다 한 기분? 어케 메인 중간에 소원을 이루고 희망과 절망을 바꿔서 재계약을 한다는 전개가 가능한건지 흑흑 플롯장치 없는게 아쉽다고 위에 썼지만 확실히 캐릭터가 원하는 것을 한다는 대원칙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재미있는 전개는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알피지가 재미있고 스토리 만드는게 재미있어!!! 심지어 재계약할때 두 여신님 롤플하시는 감독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쳣습니가 휴먼???? 하면서 부케 와장창 쏟아버리고 싶었음 흑흑흑 ㅠㅠㅠㅠㅠㅠㅠ 아 재밌다... 최고의 은스나 감독 다른 감독이 스카우트하러 와도 거들떠보지 않겠습니다ㅠㅠ 이런 플레이를 어디서 또 하겠어... 재계약한다는 뗑깡과 노빠꾸에 다들 맞춰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흑흑...
7. 페어2의 우타히코와 미다레는 맞관설정이라(?) 진짜 리얼 비명 질러가며 플레이했는데 아... 진짜... 달달하고 너무 좋은데 나는 이 달달함을 버티기엔 무력했다... 자꾸 캐 안의 니레가(?) 캐릭성을 무너트려가며 사랑한다고 외치는데 사랑한다고!!!! 진짜 사랑해!!!!!! 사랑하는데 왜 솔직하게 얘기못하고 솔직하게 얘기해버리는거냐(???????) 아시겠습니까 니레를 괴롭히려거든 맞관설정을 해라!! 하지만 이제 스스로의 약점을 알게된 니레는 절대로 맞관설정을 하지 않을것이다. 엉엉엉 우타히코 사랑해...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을까... 아니 그렇잖아 모두를 구하고 싶어 하지만 네가 가장 특별해 라고 말하는 나만의 파트너...미쳣네진자... 미다레(시스2)의 비밀이 시한부라서 우타히코가 가장 원하는 걸 들어줄 수 없다는 절망을 안고 있었는데 소원이 이루어져서 급 해피엔딩이 되어서 얼떨떨한데 아무래도 비밀에 있는 '커튼콜때 죽는다'는 표현과 서머리에 있는 '이미 죽은 사람은 살릴 수 없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문장이 매치되기 힘든게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듬. 법조항과 같게 해주세요. 단서로 써주세요. 이미 죽은 사람은 살릴 수 없다. 단,(하략) 이제 죽는거구나 하고 펑펑 울다가 앗 그렇구나~! 하고 웃게 되니 엉덩이에 털남.
8. 채휘홍현 너무재밌다!!!!!하고 흥분하고 돌아오고나니 무진연화를 다시 플레이해보고 싶어짐. 무진연화 다음에 채휘홍현을 해도 재밌는데 역시 채휘홍현의 진상이 무진연화 시간선의 기반이 되는 사건이라 채휘홍현을 먼저 하고 무진연화를 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맴... 같은 페어로 하면 어떤 느낌일지도 궁금하고(감독님은 같은페어도 다 보셨겠지만...나는 궁금하다구!!) 좀 더 세계를 이해하고 시스의 진상들을 마주하면 어떨지 알고싶고... 궁금한게 많아... 니레는 지금 많이 먹고 쑥쑥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될 나이라구(ㅈ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