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기카로기아] 전화
2023. 6. 15. 16:48
2020/08/30 04:02
[마기카로기아] 전화 티알피지

황혼선서 수록 <전화> w.카와시마 토이치로
룰 : 마도서대전RPG 마기카로기아 / 장소 Roll20 / 플레이 타임 2020. 08. 29 13:00-23:30
간만의 블로그 후기(하략) 무슨 올때마다 몇달만인지... 보통은 후세터에서 쓰는데 이미지를 첨부하고 싶을 때면 이글루스에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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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바뀐 점이 있다면 : 마기카로기아가 드디어...정말 드디어 정발이 되었어요. 심지어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황혼선서까지! 정발 전에도 매력적인 룰이었는데 정발 후에 모국어로 보니까 많이들 말씀하시는 것처럼 룰북이 너무 재미있다... 정발 전에는 해석이 귀찮아 핵심적인 설정만 읽고서 그 뒤의 세세한 설정들은 안 읽기도 했는데 정발되고 나니까 그냥 세세한 설정들이 다 재미있고...흑흑... 마기로기는 TRPG룰북이기도 하지만 역시 '중학생들의 마음을 울리는(ㅋㅋㅋ)' 세계관이 담겨있는 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정발되자마자 마기로기 세션을 많이 가려고 했는데 에휴... 역병 그놈의 역병;
그래서 정발 이후엔 세 번째로 달린 세션이었습니다. 확실히 룰북 자체가 재미있다는 점까지 더해서 정발 이후의 세션은 약간 다르단 느낌? 언어와 도량형을 통일한다...뭐 이런 것보다도 "같은 세계 안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해졌어요. 고마워 정발... 최고야 정발...!
그런 점에서, 전화를 정발 이후에 플레이했던 건 정말 신의 한수가 아니었을지... 흑...흑흑...
침식악몽을 하고 와서 정발뽕을 맞고 - 하...나도 정기팀 있었으면 좋겠다 내 모든 사랑과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내 팀이 있었으면 좋겠다...하고 찌글찌글 하고 있었는데, 언제나 챙겨주시는 코비님이 이번에도 저를 챙겨주셔서ㅠㅠㅋㅋㅋㅋㅋ 황혼선서 시날 품앗이팟이 신속하게 결정됐지 뭐예요. 와! 나 품앗이팟 처음 해봐! 하지만 아무리 품앗이팟이래도 멤버간의 케미가 중요하지 않겠어요? 그간 세션 경험으로 미루어 '케미가 맞는' 분들은 많이들 자기들의 팀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코비님, 러티님, 저, 모란님 네 명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알뇌시날 몰뇌시날 얘기를 하다보니 전화를 가게됐죠.
GM 코비님 러티님, PC1 모란님 PC2 니레 이렇게요...
우와!! 투마스터!!!! 대박...!! 대박!!! 이런거 첨이야>< 하고 있었는데 하...(엔딩때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고...)
하여간 PC1이 주인공적인 포지션이고 2가 조력자 포지션이라길래 냉큼 PC2를 가져갔습니다. 저는 이런 걸 더 좋아함.(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렇게 역할도 분배되고... 다른 분들은 자매 사이로 갔다더라~ 하는 얘기를 하는데 얼떨결에 모란님과 제 캐도 자매 사이가 되었죠... 그리고 지금 보니까 완전 최고의 선택이지 않았나 싶어요. 전화를 가려면 일단 혈연으로 가자.(?
제 캐릭터는 그래서 PC1의 언니 설정이었습니다.

히가시노 카에데. 성씨와 직업에서 느껴지듯 패러디가 들어갔네요.
사서는 종종 GMPC로 했었지만 PC로는 처음이고 심지어 천애도 처음이었어요.
장서는 이랬죠.
*******이하 스포주의*******
*******이하 스포주의*******
*******이하 스포주의*******
*******이하 스포주의*******
*******이하 스포주의*******

후우...
PC2는 그냥 깡공이나 아예 탱커 장서를 가져가는 게 나았을지도... 애매한 탱 애매한 딜로 살짝 답답했네요.
시뮬해보기로는 분신소환으로 소녀를 소환하고 다음라운드에 소녀 캐스트로 정령 자동성공(몽망),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늘어나는 정령과 요화를 써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화력을 꾀했는데... 제길! 이 트리의 화력을 시험해보지도 못하고 메인페이즈에서 마법전 대표를 하지 못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하지만, 안 싸우고 넘어갈 수 있다면 좋으니까....?
원본 시날에서는 <눈풀꽃>의 츠쿠모가미가 <사망증명서>라는 NPC였어요. 그런데 러티님이 이 캐를 오리지널캐(마법명 : 가시 덩굴의 진혼곡)로 개변해오신거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개변이란 건 엔딩나고서 알았지만 하여간 비까지 쫄딱 맞고 왔어... 어케... 비맞은 아기고양이에게 어케 모질게 대하겟어요... 그러다 핸드아웃이 공개되고... 곧바로 진혼이는 적대할 의사가 없다는 걸 알게된 거죠. 핫핫하. 추리소설가다운 명추리였다.(? 그렇게 조킹으로만 많은 것들을 알아내고 4사이클 끝내고 바로 클맥에 돌입해버린 우리...
여튼 그러기도 했고... 요화가 상당히 효율 좋은 장서라는 게 너무 노골적이라 그런지... 특기로 꽃을 찍은 캐릭터가 많았던 거예요... 사실 장서빌딩 할때도 다들 꽃은 찍었을거다 싶긴 했지만....(진짜로 찍었을줄은) 클맥에서도 영 힘을 못써버렸다는 결론...크흑흑...ㅋㅋㅋㅋ 그런데 또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무난무난한 트리인 것 같아서 다음에는 대리전을 해본다든지...여튼 그래보고 싶구먼유...ㅠㅠㅋㅋㅋㅋㅋㅋ
하여간 난이도는 정말 3계제 마법사들 소멸 시날로 왜 악명이 높은지 알 것 같더라구요. 근데 정말 그렇겠네, 3계제니까 최대한 효율적인 장서를 들고왔을텐데, 그 효율적인 장서에 다 카운터를 날리는 장서들뿐이네... 영격으로 소환만 해도 피가 까이고 쌍령도 있고 기사도 있고 고검도 있고 입멸도 있고(기타등등) 누구야, 누가 이딴 장서를 짜놨어. 카와시마 토이치로~!!!ㅠㅠㅠㅠㅠㅠㅠ 카와시마 토이치로 시나리오는 룰제작자의 시나리오다운 완성도가 있다고 늘 느껴왔지만... 설마 이런 악랄한 빌딩을 해놨을줄은...ㅠㅠ..ㅠㅠㅠㅠ 마스터님이 봐주지 않았다면 우린 정말 다 부활판정 했을거예요...어흑흑 어흑흑흑...ㅠㅠ...ㅠㅠㅠ
하여간, 시나리오의 시작은 이랬습니다.
PC1 히가시노 모미지, 모란님의 캐릭터였고 경력과 기관은 서경 엽귀. 와! 서경엽귀!! 그 강하다는 서경엽귀!!
서경엽귀를 NPC로 굴려본 적은 있는데 NPC라서 딱히 강함을 느낀 적이 없었는데... 크으 3계제인데 1라운드 순수 6대미지를 넣다니 미쳤다 미쳤어 내 동생이 이렇게 강하다.

저랑 맞춰서 이미지도 올려주시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진짜 너무 좋아서 바닥 구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원래 카에데가 잠에서 깼을 때의 인격은 이런 느낌인데

아니 말도 안했는데 너무 찐자매 모먼트로 맞춰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 아악!!!!!! 하여간 시작도 전부터 너무 행복했지 뭐예요 아 이 맛에 혈연설정을 하는구나 하고 깊은 깨달음을 얻었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엽귀의 수장인 철혈에게 불려간 우리 모미지... 모미지는 성실한 마법사는 아니었기에 수장에게 한소리 듣고 말죠. 대충 설설 기고(ㅋㅋㅋㅋ) 나왔는데 밖에는 비가 오고...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는 중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 네, 이래서 시나리오 제목이 전화입니다. 저는 처음에 보고 戰火 이 전화인줄 알았어요. 마도서대전이잖아!! ㅋㅋㅋㅋㅋ그런데 그냥 폰콜이었을 줄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화가 걸려오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전화인 건 아니고 나름 중간중간 꽤 중요한 요소였던 것 같았습니다만...
우리는 아무도 다시 '유령'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
어쩐지 전화를 건 상대는 분명 눈풀꽃이다! 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여튼 그래서 모미지는 '푸드코트 살인사건'에 살짝 발을 담그게 되고...한편 모미지와 같이 살던 언니 카에데는 의문의 습격을 받습니다. 네 그가 바로 러티님의 캐릭터 가시덩굴의 진혼곡. 비맞고 왔길래 꽤 귀여워서 수건도 주고 코코아도 타주고 코코아에 마시멜로도 띄워줬다...!(역시... 윤불식 아유무때도 느꼈지만 러티님이 쓰시는 인장?이 취향이야...) 그렇게 진혼곡(나중에 밝혀지기로는 인계이름은 '하야미'였다네요. 그러니 이하 하야미.)이 하필 모미지가 얽혀있는 사건에 손대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대법전보다는 우자들이, 우자들보다는 가족이 우선이던 카에데는 코트만 입고 길을 나서게 됩니다.
이 자매, 우산을 안 쓴다.
언니 카드를 쓰고 있었던 모미지는 쉽게 위치 파악이 되었기 때문에... 카에데는 모미지를 금방 발견하고 둘은 금세 같이 행동하게 됩니다. 누군 사건을 해결해 달라고 하고, 누군 개입하지 말라고 하고. 카에데는 하필 천애라서 연관된 사건의 전모는 밝혀야 했기 때문에 사건이 한겹한겹 정체를 드러낼때마다 모미지가 이 일을 포기하더라도 혼자 해결해야겠다고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눈풀꽃과의 15년전의 과거 - 시날 원본에선 눈풀꽃이 PC1의 스승이었지만 우리 탁에선 짱 절친이 되었어요 - 가 밝혀지고... 모미지는 그때 자신은 아무것도 못했다고 깨닫게 되고... 금서를 회수한다는 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과오를 가장 최악의 형태로 마무리짓게 되는 것일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죠.
그치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우리 다람쥐는...ㅠㅠㅠㅠㅠㅠㅠㅠㅠ(청설모임
눈풀꽃은 남을 감싸고 대신 죽을 정도의 희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미지는 자기 손이 더러워지더라도 개의치 않는 시원한 호청년이죠. 임무 포기한 캐릭터도 왕왕 생긴다는데도 모미지는 궁극적으로 뭐가 중요한지 정하고 눈앞의 사건을 포기하지 않아서 너무 감동이었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NPC끼리 가족이란 관계에 맞춰 마법사끼리의 가족은 뭐냐고 하야미가 물었던 점도 시나리오의 핵심을 관통하는 대화였던 것 같고.... 마법사끼리는 어떻게 혈연이 되는가에 대해, 히가시노 자매는 같은 토지(숲)의 개념에서 태어난 존재들이기에 자매라 부를 수 있다는 설정이었지요. 하야미는 그래서 어떻게 그게 우자들처럼 가족의 개념이 될 수 있느냐고 물었고, 가족이 가장 소중했던 카에데는 대충 이렇게 답합니다.
마법사들은 개념적인 존재고, 개념적인 존재라는 것은 우자들이 가진 가족의 '개념'에 상응할 수 있다는 뜻이고, 우자들은 혈통을 통해 존재를 이어나간다면 마법사들은 개념의 교집합을 통해 존재를 이어나간다고요. 그렇다면 마법사라고 해도 가족이기에 이유없이 사랑할 수 있는 것이겠죠.
이 말이 하야미에게 뭔가 터치하는 부분이 있었는지 하야미는 - 외전 엽귀인데도 - 카에데에게 앵커를 꽂았어요...! 대박...!!ㅠ ㅠ ㅠ ㅠ ㅠ 그렇게 맞앵커가 되는 두사람... 하 진짜 너무 좋아...ㅠ ㅠ ㅠ ㅠ ㅠ 어떡하지!!!(ㅋㅋㅋㅋㅋㅋㅋ
여러 개변요소 덕분에, 그리고 마서터님들께서 상황에 정말 물흐르듯 대처해주신 덕분에 핸드아웃을 몇개 안 까봐도 모든 일의 전말을 알 수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몇개 덜 까서 사쿠라와 대화를 많이 못했던 것 같아요. 흑흑... 하지만! 엔딩에서 사쿠라도 마법사가 되고! 무려 우리 품앗이팟의 고정PC가 되어 하야미와 함께 히가시노 자택에서 다같이 동거하게 됐답니다!!! 진짜 대박...대박이여.... 모미지와 눈풀꽃의 핑퐁이 진해서 그런지 사쿠라도 자연스럽게 가족이 될 수 있었어서 너무 좋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다시 철혈에게 보고하러 간 모미지가 얘기해준 내면 이야기도 정말 너무 좋았어요...
죽는 게 무서운가?
잊혀지는 건 무서운가?
엽귀의 수장이 하드보일드한 얼굴로 묻는 원론적인 이야기에 담담하게 '생각하고 나아가는 자라면 그런 건 당연히 무섭다'고 대답하는 모미지. 아 어떡하지...(되새김질하면서도 눈물이 핑...) 흑..흑...
정말 중요한 것을 잃었지만 정말 많은 걸 새롭게 얻게 된 이야기였어요. 모미지뿐 아니라... 카에데도 어디까지나 모미지가 작고 귀여운 동생이기만 하진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동생이 소중히 여기던 상대가 남긴 사람들을 받아들이게 됐죠. 마법적인 개념을 공유하지 않는 존재임에도, 카에데 안에선 가족의 개념이 더 풍부해졌을 거예요. PC2는 그냥 조력자, 파트너이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이야기를 자기 일로 만들면 만들수록 얻는 것도, 잃는 것도 많은 것이 마기로기의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에 말했던 '같은 세계 안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요. 엔딩에서 모두가 각자의 길을 가는 게 아니라 같은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는 것이 굉장히 상징적이었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하아...ㅠㅠ
하...ㅠㅠ
+ 플레이를 다 끝내고 나니 아 어떤 점에서 별로다 라는 말이 나오는 설정인지는 알 것 같더라구요. 중학생이 잔인하게 살해된 것이 언급된다거나...굳이 임신한 아이라는 설정으로 비극을 만든다거나... 나름 이런거엔 예민한데 플레이할 땐 아무 위화감도 없었던 거 보면 코비님과 러티님이 정말 신경써서 묘사해주셔서겠죠. 후우... 갓.마.스.터.
그러고보면 코비님 러티님과 오알은 처음이어서 많이 걱정하기도 했답니다.(제가 오알의 기복이 심해서) 그런데 딱 PC2의 포지션이 잘 맞아서ㅋㅋㅋㅋ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어요. 흑흑 너무 즐거웠다...ㅠㅠ 모란님도 정말 완벽한 PC1이셨고 진짜 너무 재밌었어요 쉬는시간 포함 내리 11시간을 달릴 정도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정말 대박이었다... 오랜만에 12시간 내리 집중해서 플레이했어요. 역시 세션은! 즐거워!!!